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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의..작은이야기...

소현 쨩^^^ 2007. 12. 2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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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동안 봉사활동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

지금 우리 대학에는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가 한창이다. 학교 곳곳에는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콘서트홀, 정보관 별관, 문화관에 마련된 상영관에는 영화를 보러오는 관객들과 상영관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로 분주하다. 열심히 안내하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사람. 아담한 키에 머리가 희끗하고 푸근한 인상의 한 어르신이 자원봉사자 단체티를 입고 상영관 안내를 하고 있다. 그녀는 바로 올해로 5년째 아시아단편영화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영애(65) 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제 자원봉사단이 대학생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영애 씨는 올해로 부산국제영화제 10회, 아시아단편영화제 5회, 전주국제영화제 6회, 부산국제연극제 1회 등 각종 영화와 연극분야에서 10여년 넘게 자원봉사를 해오고 있으며 봉사 활동에 나이 제한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부산 영화계에서는 벌써 유명인사가 된 최 씨는 각종 영화제, 연극제뿐만 아니라 조선통신사, APEC, 월드컵, 아시안게임, 부산비엔날레 등 자원봉사가 필요한 부산의 큰 행사라면 어디든지 동에번쩍 서에번쩍 나타난다.

 

대학생들도 힘든 자원봉사를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최영애 씨는 8년간 공직생활을 하다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에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지난 1997년 부산이 문화의 불모지라 불렸을 당시, 거대한 국제 영화제가 부산에서 열린다는 말을 듣고 자원봉사를 신청하게 됐다. 그때만 하더라도 자원봉사, 기부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시기라 그녀의 활동이 더욱 빛이 났다.

"자원봉사를 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넉넉하지 못해 물질적으로는 도움을 줄 수 없어 내 몸이 건강할 때 자원봉사로 돕고 싶어서... 내가 좋으니까 그래서 하는 거지. 또 자원봉사를 하면서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한다는 것이 너무 좋아. 외국 감독들, 대학생 아가들(자원봉사자), 많은 선수들..."

최영애 씨는 거의 1년 내내 봉사 활동을 하느라 쉴 틈이 없다. 주중에는 헌혈봉사, 큰 행사 자원봉사, 시민단체 활동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주말이 되면 근대 역사관 안내원, 정보보육센터 도서관 도우미 등 많은 활동을 한다. 쉬는 날 없이 매일 하는 자원봉사가 힘들만도 하지만 최 씨에게는 힘들거나 피곤한 기색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집에라도 있는 날이면 주로 컴퓨터를 하는데 30개 넘게 가입된 카페를 둘러보거나 답글을 남기고, 이메일로 교수들과 교류도 한다. 하지만 밖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집에 있는 것이 더 피곤하다는 최영애 씨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며 봉사활동을 즐겨한다.

"내 나이는 60대가 넘었지만 젊은 학생들과 함께하다보면 정신 연령도 같이 젊어지고 좋아. 2003년 대학생들이 싸이월드 하기 전에 나는 이미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고, 500만 화소 카메라 핸드폰으로 여러 사람들이랑 사진도 찍어"

 

최 씨의 핸드폰 사진첩에는 그간 함께 일했던 대학생 봉사자들과 찍은 사진, 외국 감독들과의 사진, 각종 활동에서 찍은 여러 추억이 담긴 사진이 많이 들어있다. 그녀는 자신이 친절하게 대하는 봉사가 또 다른 모습의 외교 역할이라 생각하고 외국인들에게 따뜻한 미소로 대한다. 외국어를 하지 못하는 최 씨이지만 오랫동안 해온 자원봉사 덕분에 각 나라별로 간단한 인사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에게 외국인을 만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 아닌 아주 즐거운 일이다. 몇 년 전에는 부산 국제영화제를 통해 토요게 일본 감독을 알게 되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친해진 두 사람은 영화제가 끝난 이후에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았다. 그러다 토요게 감독이 일본에서 자신의 작품을 상영한다며 최영애 씨를 일본으로 초청했고, 최영애 씨는 토요게 감독의 영화를 보러 일본에 갔다 온 적도 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설계 단계를 만들고 거기에 기준하여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보내고 있다. 최 씨의 인생설계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 연극제가 마지막 자원봉사가 된다. 몇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하는 영화제 자원봉사 기회를 젊은 학생들에게도 줘야한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래서 그녀는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병원 자원봉사와 박물관 안내원 등을 하기위해 현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병원이나 박물관 등의 자원봉사는 5개월의 수료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최 씨는 많은 자원봉사를 하며 다년간의 노하우를 담아 자원봉사의 4계명을 터득하였다. 첫째는 내가 스스로 좋아서 해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대가를 바래서는 안 된다는 것. 세 번째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고 계획성 있게 자원봉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공공성을 가지고 자원봉사에 임하라는 것이다.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해온 최영애 씨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2년 뒤 쯤에는 그녀가 지금까지 모아온 많은 자원봉사 단체복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소박하지만 자원봉사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이 소원이 이뤄지기 바라며 앞으로도 많은 봉사활동 장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